삼성전자가 FMS 2026에서 GHBM 컨셉을 공개했을 때, 저는 처음에 "이건 그냥 또 하나의 로드맵 발표겠지"라고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구조도를 천천히 들여다볼수록 이건 단순히 메모리 성능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엔비디아 같은 팹리스(fabless)가 자기 칩 설계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이야기였거든요. 그 순간부터 이 발표가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GPU 위에 메모리를 올린다는 것의 진짜 의미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GHBM(Graphically Stacked HBM)의 핵심은 기존 HBM처럼 GPU 옆에 메모리를 두는 2.5D 구조가 아니라, GPU 다이(die) 바로 위에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는 3D 적층 구조입니다. 여기서 2.5D 구조란? GPU와 HBM을 실리콘 인터포저(inte..
메타 레이밴 스마트 안경이 1년에 700만 대 팔리는 동안, 500만 원짜리 애플 비전 프로는 누적 50만 대에 그쳤습니다. 저도 과거 기어 VR을 직접 써봤던 사람으로서, 이 숫자가 그냥 통계로 읽히지 않았습니다. 비싸고 무거운 미래보다 가볍고 평범한 안경이 이겼다는 것, 몸으로 이미 알고 있던 결론이었거든요.웨어러블의 한계, 직접 겪어봤습니다2010년대 중반, 삼성이 오큘러스와 손잡고 내놓은 기어 VR(Gear VR)을 직접 구매해서 써봤습니다. 여기서 기어 VR이란 갤럭시 스마트폰을 헤드셋 전면에 끼워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의 웨어러블 기기입니다. 처음 착용했을 때의 그 경이로움은 지금도 기억납니다. 그런데 20분이 지나자 목이 뻐근해졌고, 기기 발열이 ..
2026년 5월, 한국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이 42.3%를 넘어섰습니다. 수출 100달러 중 42달러가 반도체에서 나온다는 뜻입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자랑스러움보다 묘한 아찔함을 먼저 느꼈습니다. 이 글은 지금 AI 반도체 시장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짚고, 투자자로서 제가 직접 겪은 실수와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낸 기록입니다.HBM 패권 전쟁, 삼성이 뒤처진 이유AI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HBM입니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이란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GPU와 초고속으로 연결하는 특수 메모리입니다. 쉽게 말해, AI가 계산을 아무리 빠르게 해도 데이터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 성능이 막히는데,..
솔직히 처음엔 저도 "이번엔 다르다"는 말을 믿었습니다. AI가 바꿔놓는 세상을 눈앞에서 보면서, 반도체 사이클 같은 오래된 법칙은 이제 옛말이 됐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직접 업무에 AI를 도입해보고, 비용 구조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뭔가 어긋나고 있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GPU와 HBM에 천문학적인 돈이 쏟아지는 동안, 정작 그 돈이 이익으로 돌아오는 경로는 생각보다 훨씬 좁고 느렸기 때문입니다.AI 수익화(Monetization)의 벽 — 투자는 폭발적인데 이익은 어디에제가 직접 써봤는데, AI 툴의 성능 자체는 정말 놀랍습니다. 문서 요약, 이미지 생성, 데이터 분류까지 초반 도입 효율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API 호출 비용, 서버 유지비, 최신 인프라 구독..
솔직히 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안에나 들어가는 부품인 줄 알았습니다.그 생각이 완전히 깨진 건 사업장에서 쓰던 로스터기 제어 메인보드가 고장 났을 때였습니다.부품 하나를 구하지 못해 수주일째 작업이 멈췄고, 반도체 칩 품귀가 그 원인이었습니다.지금 글로벌 반도체 판이 다시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일본과 대만이 생산을 넘어 연구개발까지 손을 맞잡는 동안,한국 반도체 산업에는 세 가지 거대한 리스크가 동시에 쌓이고 있습니다. 일본·대만 반도체 동맹, 왜 지금 더 무서운가일본과 대만의 반도체 협력은 처음엔 단순한 공장 유치 수준이었습니다.TSMC가 구마모토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일본이 파운드리 공장 하나 얻었구나" 정도로 받아들였습니다.저도 그랬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