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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한동안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AI 툴이 빠른 결과를 뽑아주면 그걸 잘 편집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역량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트레이딩 데이터를 분석하고 센터 교육을 이어가면서 점점 느낀 건,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그대로 수용하는 순간 저는 그냥 평균 안에 묻혀버린다는 사실이었습니다. AI 시대에 진짜 격차를 만드는 건 도구 활용 속도가 아니라, 그 결과를 해석하고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힘이라는 것을 몸으로 배웠습니다.



1. AI가 만드는 건 평균, 격차를 만드는 건 결정성 지능

생성형 AI(Generative AI), 쉽게 말해 ChatGPT처럼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텍스트·이미지·보고서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AI를 말합니다. 이 도구의 핵심적인 한계는 "평균의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입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가장 그럴듯한 답을 내놓는 구조이기 때문에, 같은 프롬프트를 쓰면 누구나 비슷한 결과물을 얻게 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차이는 어디서 생기는 걸까요. 교육심리학에서는 지적 능력을 유동성 지능(Fluid Intelligence)결정성 지능(Crystallized Intelligence)으로 구분합니다. 유동성 지능이란? 처음 보는 문제를 빠르게 처리하는 순발력으로, 나이가 들수록 완만하게 감소합니다. 반면 결정성 지능이란? 오랜 경험과 축적된 어휘를 바탕으로 현상을 다각도로 해석하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인데, 이는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향상된다는 것이 교육심리학의 오랜 연구 결과입니다(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저는 이 개념을 현장에서 직접 체감했습니다. 트레이딩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수십 가지 AI 자동화 툴을 써봤는데, 툴이 뽑아주는 숫자는 누구에게나 똑같습니다. 그런데 같은 데이터를 놓고 "이 흐름이 왜 지금 이 시점에 나타났는가"를 설명하는 언어는 사람마다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 차이가 바로 결정성 지능에서 나온다고 저는 봅니다.

"머리가 굳어간다"고 느끼는 이유가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실제로 제가 새로운 어휘 학습을 멈추고 익숙한 패턴만 반복하던 시기에 사고가 가장 좁아졌습니다. 반대로 낯선 분야의 보고서나 책을 억지로라도 펼쳤을 때, 기존 경험과 연결되며 오히려 통찰이 깊어지는 걸 경험했습니다. 결국 뇌가 굳는 게 아니라 새로운 자극이 멈춘 것입니다.

  • 유동성 지능: 빠른 처리 속도, 나이 들수록 완만하게 감소
  • 결정성 지능: 경험·어휘 기반 해석력, 나이 들수록 지속 향상
  • AI 시대의 경쟁력: AI가 채울 수 없는 영역은 바로 이 결정성 지능의 고유성

📌 핵심 요약: AI와 결정성 지능

  • AI의 한계: 데이터 학습 기반의 '평균적 결과물'에 머무름
  • 결정성 지능: 축적된 경험과 어휘로 고유한 해석을 입히는 능력 (연령 증가 시 향상)
  • 진짜 격차: 도구 사용 속도가 아닌, 데이터를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힘'에서 발생

 

2. 과정 평가 시대, 문해력을 실전으로 키우는 법

대학 현장에서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교수와 학생이 학습 활동에 생성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동 구매 보급을 진행했고, 과제 평가 방식도 '결과물 평가'에서 '과정 평가'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즉, 발표 자료의 완성도보다 어떤 기획을 했고, 프롬프트(Prompt)를 왜 그렇게 설정했는지를 함께 제출하도록 요구합니다. 여기서 프롬프트란? AI에게 지시를 내리는 질문이나 명령어를 의미하는데, 이 프롬프트의 질이 곧 기획자의 사고력을 반영합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은 문해력(Literacy)을 21세기 AI 시대의 핵심 기반 능력으로 공식 지정했습니다(출처: World Economic Forum). 여기서 문해력이란?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 아니라, 흩어진 정보들을 연결해 하나의 의미 있는 구조로 만들어내는 통합적 사고력을 뜻합니다. 지식을 벽돌에 비유하면, 문해력은 그 벽돌들을 조합해 집을 짓는 설계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키울 것인가. 저는 실제로 몇 가지를 직접 써봤는데, 효과가 갈렸습니다.

먼저 어휘 채굴입니다. 자신이 속한 분야의 전문 어휘를 매일 하나씩 찾아 그 의미와 현재 시장이나 사회 흐름과 연결해보는 습관입니다. 저는 트레이딩 분야 용어를 이런 식으로 정리하다 보니, 같은 데이터를 설명하는 언어의 밀도가 달라졌습니다. 단어를 많이 알수록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는 걸 직접 확인했습니다.

다음은 책을 지저분하게 읽는 것입니다. 챕터가 끝날 때마다 핵심어와 제가 갖게 된 질문을 여백에 적고, 나중에 그 흔적들만 연결해도 전체 내용이 재구성됩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Forgetting Curve), 즉 학습 후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을 고려하면, 능동적 흔적을 남기는 것이 기억 유지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종이책과 디지털 매체에 대해 "종이책이 뇌 전두엽을 훨씬 더 강하게 활성화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매체 자체보다 능동적 정리 습관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태블릿으로 읽더라도 단락마다 멈춰 속으로 내용을 정리하면 깊이가 충분히 생깁니다. 반면 종이책이라도 그냥 읽기만 하면 며칠 뒤에 남는 게 없다는 걸 제가 직접 경험했습니다.

한 가지 더, 저는 교육 현장에서 이것이 가장 부족한 지점이라고 느끼는 게 있습니다. 단순히 문해력을 높이자는 당위론만으로는 부족하고, AI가 도출한 결과의 오류를 잡아내는 실전형 데이터 검증력이 함께 길러져야 합니다. AI에게 잘못된 맥락(Context)을 주면 그럴듯한 오답이 나옵니다. 이 오답을 걸러낼 수 있는 건 결국 기획 단계에서의 깊은 사고이고, 그 사고를 지탱하는 것이 바로 문해력입니다.

📌 핵심 요약: 문해력 실전 훈련법

  • 과정 평가 시대: 결과물보다 기획 의도와 프롬프트 설계(사고 과정)가 핵심
  • 통합적 문해력: 파편화된 지식을 연결하여 하나의 스토리(구조)로 만드는 능력
  • 실전 습관: 매일 어휘 채굴, 메모/질문을 남기는 능동적 독서, AI 결과물 검증력 확보

 

3. 자주 묻는 질문

Q. AI를 잘 쓰면 문해력이 없어도 되는 거 아닌가요?

A. "AI만 잘 다루면 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실제로 써보니 그렇지 않습니다. AI는 어떤 질문을 입력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품질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좋은 프롬프트를 설계하는 것 자체가 이미 문해력의 영역이고, AI가 내놓은 결과의 오류를 잡아내는 것도 기반 지식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도구가 좋아질수록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사고 수준이 더 중요해지는 구조입니다.

 

Q. 나이 들면 새로운 걸 배우는 게 힘든데, 결정성 지능이 정말 향상되나요?

A. 교육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결정성 지능은 새로운 경험과 어휘 습득이 지속되는 한 나이와 무관하게 향상됩니다. 머리가 굳는 느낌이 드는 건 노화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자극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들의 일관된 설명입니다. 저도 익숙한 패턴만 반복하던 시기에 사고가 가장 좁아졌던 경험이 있어, 이 설명이 상당히 설득력 있다고 봅니다.

 

Q.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무조건 좋은 건가요?

A. 종이책이 뇌에 더 깊은 흔적을 남긴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고, 그 주장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다만 저는 매체보다 읽는 방식이 더 결정적이라고 봅니다. 전자책이라도 단락마다 멈춰 정리하는 습관을 유지하면 충분히 깊은 독서가 가능하고, 반대로 종이책을 그냥 흘려 읽으면 기억에 남는 게 없습니다. 형식보다 능동성이 핵심입니다.

 

Q.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데 문해력은 어떻게 키우나요?

A.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미루는 건 이해하지만, 그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AI 결과물을 검증할 기준 자체가 없어집니다. 책이 아니더라도 매일 뉴스 헤드라인과 본문을 비교하며 팩트와 주장을 분리해보는 5분짜리 습관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10분이 15분이 되고, 그것이 쌓이면 생각의 근육이 만들어집니다. 완벽한 루틴보다 아주 작은 시작이 중요합니다.

 

4. 결론

AI가 만들어주는 결과는 누구에게나 비슷합니다. 그 결과에 맥락을 붙이고, 오류를 걸러내고, 나만의 스토리로 재구성하는 힘이 결국 격차를 만듭니다. 결정성 지능과 통합적 문해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지만, 매일 어휘 하나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챕터 하나가 끝날 때마다 질문 하나를 적는 습관이 쌓이면 달라집니다.

저는 앞으로도 트레이딩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람들을 교육하면서, AI가 뽑아준 숫자를 넘어 "왜 지금 이 숫자인가"를 설명하는 언어를 계속 다듬어 나갈 생각입니다. 도구는 계속 좋아질 것입니다. 그 도구를 진짜 내 것으로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의 생각하는 힘입니다. 오늘 딱 한 가지, 관심 있는 분야의 전문 어휘 하나를 찾아 세상의 흐름과 연결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유튜브 채널 <명강의 모음> - [서울대 교수 특강] AI 시대 결국 격차를 만드는 능력, 서울대 교수가 30분 동안 싹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