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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7월에 반도체 관련 포지션을 일부 정리했습니다.

CXMT(창신메모리)의 과창판 상장 소식이 터지던 날 국내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하는 걸 보면서, 저도 순간 흔들렸거든요.

그런데 막상 숫자를 들여다보니 "내가 너무 심리에 끌려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은 그 복기 과정에서 정리한 내용입니다. 중국이 AI·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만들고 있는 균열이 진짜 위협인지,

아니면 시장이 먼 공포를 오늘로 당겨온 것인지, 여러 시각을 놓고 같이 따져봤으면 합니다.


1. 자금쏠림 : 중국 공모펀드 편입 비중이 말하는 것

제가 처음 이 데이터를 접했을 때 눈을 의심했습니다.

중국 본토 공모펀드의 전자·테크 업종 편입 비중이 43%를 넘어섰다는 수치였는데, 과거 중국 시장에서 편입 비중이 20%만 넘어도 버블 논쟁이 벌어졌던 걸 감안하면 사실상 유례없는 수준입니다.

통신 업종까지 합산하면 AI·반도체 연관주에 집중된 자금이 전체 펀드의 70% 안팎에 달한다는 추산도 나옵니다.


과창판(科創板)이란?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가 2019년에 개설한 첨단기술 기업 전용 시장입니다.

미국의 나스닥에 해당하는 구조로, 중국 정부가 반도체·AI·바이오 분야 기업들의 상장을 집중적으로 허가해 주는 통로 역할을 합니다. CXMT를 비롯해 로봇 기업 유니트리(Unitree)까지 이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죠.

이 구조를 보면서 저는 두 가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관점 1"이 정도 자금 집중이면 다음 단계 CAPEX(설비투자) 확대는 기정사실이고,

한국 메모리 기업엔 장기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읽는 분들도 있는데,

관점 2 : 저는 "그 자금 집중 자체가 이미 버블 신호일 수 있다"는 쪽에 좀 더 무게를 둡니다.

중국 내수 경기가 극도로 부진한 상황에서 갈 곳 없는 시중 자금이 정부가 개도해 준 신경제 쪽으로 몰리는 것이지,

산업 경쟁력이 그만큼 올라왔다는 증거로 직결되진 않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중국 테크주가 고점 대비 28% 가까이 빠졌다는 사실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과도하게 실어놓은 쪽은 시장이 흔들릴 때 더 크게 흔들립니다. 한국 국내 반도체주와 동조화된 급락도 같은 맥락이었다고 봅니다.

  • 중국 공모펀드 전자·테크 편입 비중 43% 돌파 — 역대 최고치
  • 과창판 IPO 통한 자금 조달 급증, 은행 대출은 동시에 급감
  • 내수 부진 속 갈 곳 없는 시중 자금이 신경제로 집중된 구조
  • 7월 중국 테크주 고점 대비 약 28% 하락, 한국장과 동조화
요약 : 중국 공모펀드의 자금 쏠림은 정부 의지와 유동성 집중의 결과이며, 경쟁력 상승의 직접 증거라기보다 버블 압력으로 읽어야 합니다.
 

2. 기술격차 : 좁혀지고 있는 건 맞는데, 얼마나?

제 경험상 이 부분에서 시장이 가장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국이 따라온다"는 뉴스가 뜨면 주가는 먼저 빠지고,

실제 수율이나 제품 인증 현실은 나중에 천천히 확인되는 패턴을 여러 차례 봤거든요.

디스플레이, 태양광, 이차전지에서 반복됐던 그 흐름입니다.

LLM(대규모 언어 모델)이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로 학습한 인공지능 언어 모델을 뜻합니다.

GPT 시리즈가 대표적이고, 중국은 딥시크(DeepSeek) 등을

통해 연산 자원을 적게 쓰면서도 성능을 끌어올리는 효율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방향성은 실제로 유효합니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에 의존하는 미국 모델과 달리,

중국은 제한된 GPU 환경에서 모델을 최적화하는 데 인적 자원을 집중 투입하고 있고,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건 부정하기 어렵습니다(출처: OECD AI Science, Technology and Innovation Outlook 2024).

반면 하드웨어, 특히 HBM(High Bandwidth Memory) 분야는 상황이 다릅니다.

HBM이란? 고대역폭 메모리로, AI 연산에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구조입니다.

현재 이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으며, CXMT가 LPDDR5 수준의 범용 D램 공정을 고도화하고 있다고는 하나, HBM 양산에 필요한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과 수율 검증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미국이 반도체 장비·소재 수출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이 부분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격차가 줄어든다"와 "따라잡았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현 시점에서 CXMT 제품이 애플이나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을 통과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점은 중국 테크 업계 내부에서도 공공연히 인정되는 사실입니다.

 

요약 : 소프트웨어·LLM에서의 기술 격차 축소는 실질적이지만, HBM 등 고성능 메모리 하드웨어에서의 격차는 2~3년 이상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CXMT 상장 이후 : 한국 시장이 진짜 봐야 할 것

CXMT가 과창판에 상장하면서 시장이 가장 걱정한 건 패시브 자금 유입에 따른 추가 CAPEX 확대였습니다.

실제로 CXMT가 과창50 지수에 편입될 경우, 중국 연기금과 지수 추종 자금이 자동으로 유입되는 구조입니다.

편입 여부 결정은 9월 중 발표되지만, 제가 보기엔 상장 이후 모니터링 기간이 충분히 쌓이지 않아

실제 편입은 12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더 큽니다.

CAPEX(Capital Expenditure)란? 기업이 설비나 장비를 사들이는 데 쓰는 자본 지출을 의미합니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CAPEX 규모가 곧 향후 공급량을 결정하는 선행 지표로 읽힙니다.

중국은 지금 제조업 실질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 자본 시장 자금이 신경제 CAPEX로 흘러드는 구조가 정착 중이고,

이 흐름 자체가 공급 과잉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출처: BIS Working Paper, China's credit cycle and financial stability).

그렇다면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중국 CAPEX 확대가 장기 위협"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위협이 현실화되는 타이밍이 시장이 반영하는 것보다 훨씬 나중이라는 데 방점을 찍고 싶습니다.

중국이 범용 D램 시장에서 물량을 늘려 단가 압박을 주는 구간은 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성능 메모리·최첨단 공정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수주 기반을 위협하기까지는

여전히 여러 단계의 기술 검증이 남아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시장을 보면서 느낀 것은, 중국 관련 악재가 터질 때마다 단기 패닉 구간이 오고,

그 구간이 지나면 기술 격차라는 현실이 다시 부각된다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장기 위협 자체를 무시하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중국이 과창판 IPO 라인업에 어떤 업종을 배치하는지,

어떤 장비 기업에 상장을 허가해 주는지를 꾸준히 추적하는 것이 실질적인 리스크 모니터링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요약 : CXMT 과창50 편입은 12월 이후가 유력하며, 한국 투자자는 단기 심리 패닉보다 중국 과창판 IPO 라인업 변화를 장기 지표로 추적하는 것이 더 유효합니다.

 

4. 자주 묻는 질문

Q. CXMT 메모리가 실제로 애플이나 엔비디아 제품에 들어갈 수 있나요?

A. 단기적으로는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단가보다 수율과 신뢰성 검증을 우선시하는데,

CXMT는 이 품질 게이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범용 D램 시장 일부 공략은 가능하겠지만,

고성능 AI 메모리(HBM) 공급선으로 진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Q. 중국이 반도체 장비까지 국산화하면 한국 반도체는 진짜 위험한 거 아닌가요?

A. 장기적으로는 분명히 경계해야 할 요인입니다. 다만 장비 국산화가 양산 수율로 이어지기까지는 또 다른 긴 검증 과정이 필요합니다. 과거 디스플레이나 이차전지 사례를 보면, 중국의 장비 국산화 시도가 실제 시장 점유율 변화로 이어지기까지 통상 3~5년의 시차가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의 주가 반응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Q. CXMT의 과창50 지수 편입 시점이 왜 중요한가요?

A. 과창50 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연기금 자금이 자동으로 CXMT 주식을 매수하게 됩니다.

이것이 곧 추가 CAPEX 재원으로 연결될 수 있어 공급 확대의 선행 신호로 읽힙니다.

다만 상장 후 모니터링 기간을 감안하면 실제 편입 결정은 12월 이후가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입니다.

 

Q. 중국의 AI 모델 경쟁력이 미국 수준에 근접했다는 게 사실인가요?

A. 소프트웨어 레이어, 특히 LLM 성능 면에서는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것이 사실입니다.

중국은 제한된 연산 인프라 환경에서 모델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고,

그 결과가 딥시크(DeepSeek) 등을 통해 실제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다만 하드웨어 인프라 규모와 최첨단 공정 반도체 접근성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우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5. 결론 및 투자 시사

중국이 AI·반도체 자립화에 쏟아붓고 있는 자금과 의지는 분명히 현실적인 장기 위협입니다. 

공모펀드의 70% 가까운 자금이 테크로 몰리고, 정부가 과창판을 통해 자본을 신경제로 개도하는 구조 자체를 가볍게 볼 수는 없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완전히 무시하자는 게 아닙니다.

다만 7월에 국내 반도체주를 끌어내린 공포의 상당 부분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위협을 오늘로 당겨와 가격에 반영한 결과라고 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간이 오히려 기술 격차라는 본질을 냉정하게 재확인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중국 과창판 IPO 라인업의 변화, CXMT의 지수 편입 시점, 그리고 미국의 대중 제재 강도를 함께 추적하면서

진짜 위협이 어느 시점에 실체화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 가장 실용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  삼프로TV [더블 업] - "중국이 만드는 '균열'…AI·반도체 패권 경쟁의 새로운 변수" (하나증권 김경환 팀장 분석 내용 참조)